내가 취준생으로 돌아간다면
네이버웹툰 마케팅 인턴 공고 뿌셔보기. 콘텐츠 마케터와 퍼포먼스 마케터를 동시에 모집하는 공고라, 많은 사람들이 같은 자기소개서를 조금씩 수정해서 두 직무에 지원한다. 그런데 두 직무는 생각보다 훨씬 다른 사람을 찾고 있다.
안망노트
300건+ 서류·면접 검토한 실무자 · 1:1 커리어 컨설팅

이 글은 안망노트 멘토가 브런치에 직접 쓴 글을 그대로 옮겼어요.
2026 네이버웹툰 마케팅 인턴 채용이 진행 중이다.비즈니스 파트는 이미 마감됐고, 마케팅 직무는 아직 지원이 가능하다.
채용공고를 읽다 보니 문득 익숙한 장면이 떠올랐다. 아마 이번에도 많은 지원자들이 비슷한 자기소개서를 쓰겠구나.
"SNS 헤비 유저입니다."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합니다."
"콘텐츠를 좋아합니다."
채용공고 우대사항에 적혀 있으니 자기소개서에도 적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문제는, 다들 그렇게 쓴다는 데 있다.
마케팅 지원서를 검토하다 보면 자기소개서가 비슷비슷하게 읽힐 때가 있다. 분명 다른 사람이 쓴 글인데도 이상하게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내가 재벌집 막내아들처럼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나는 어떻게하려나ㅎㅎ

이번 공고에 지원할 대학생, 주니어들은 특히나 함정에 빠지기 쉽다. 특히 콘텐츠 마케터와 퍼포먼스 마케터를 동시에 모집하는 이번 공고는 더욱이.
둘 다 담당 업무에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기획"이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같은 자기소개서를 조금씩 수정해서 두 직무에 지원한다.
그런데 사실은 정반대다. 합격하는 사람들의 자기소개서를 보면 두 직무는 생각보다 훨씬 다른 사람을 찾고 있다.
콘텐츠 마케터는 결국 '양산 가능한 사람'을 찾는다
이번 콘텐츠 인턴 마케터는 기획부터 제작, 성과 분석까지 전 과정에 참여한다. 실제로는 하루에도 여러 번 콘텐츠를 생각하고, 만들고, 반응을 확인해야 하는 직무에 가깝다.
그래서 콘텐츠 마케터를 뽑을 때는 의외로 완성도만 보지 않는다. 물론 결과물의 퀄리티도 중요하다. 하지만 체험형 인턴에게 신입 디자이너 수준의 결과물을 기대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오히려 궁금한 건 따로 있다.
"이 사람이 계속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인가?"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콘텐츠를 꾸준히, 반복적으로 만들어본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래서 콘텐츠 마케터 자기소개서에서는
- "콘텐츠를 좋아합니다." 보다는
- "숏폼 콘텐츠를 직접 제작했고, 반응을 보며 개선해봤습니다."가 훨씬 강하게 읽힌다.
- "트렌드를 잘 압니다." 보다는
- "한 달 동안 콘텐츠 30개를 제작하며 반응 데이터를 기록했습니다." 가 더 설득력 있다.
콘텐츠 마케터에게 중요한 건 콘텐츠 소비 경험보다 콘텐츠 생산 경험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반복 생산 경험이다.
반대로 퍼포먼스 마케터는 숫자에 가까운 사람을 찾는다
사실 대학생 때의 나도 퍼포먼스 마케터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몰랐다. 채용공고를 보면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기획이라고 적혀 있고, 광고 소재를 만든다고도 적혀 있으니 콘텐츠 마케터와 비슷한 직무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관점 자체가 다르다. 퍼포먼스 마케터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라기보다, 어떤 콘텐츠가 성과를 만드는지 분석하는 사람에 가깝다. 그래서 자기소개서도 달라져야 한다.
퍼포먼스 마케터는 제작 경험보다 숫자 경험을 좋아한다.
노출 수. 클릭 수. 클릭률. 전환율.
이 숫자들 사이에서 원인을 찾아본 경험 말이다. 예를 들어 이런 경험이 있다.
- 메타 광고를 집행했는데 노출은 많이 발생한다. 그런데 클릭은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퍼포먼스 마케터는 왜 그런지부터 생각한다.
- 타깃은 맞는데 소재가 문제인지. 카피가 문제인지. 랜딩이 문제인지.
- 그리고 가설을 세우고 수정한다. 결과적으로 클릭 수가 올라간다.
이게 퍼포먼스 마케터의 언어다.
광고를 직접 운영해본 경험이 없어도 괜찮다.
- 조회수가 나오지 않던 콘텐츠를 분석해서 카피를 바꿨더니 반응이 달라졌다거나,
- 동아리 행사 모집 과정에서 홍보 방식을 바꿨더니 신청자가 늘어났다거나,
그런 경험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중요한 건 무엇을 만들었는지가 아니다. 왜 결과가 달라졌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가다.
같은 경험도 전혀 다르게 읽힌다
흥미로운 건 같은 경험도 직무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했다고 가정해보자.
콘텐츠 마케터는
- 얼마나 많은 콘텐츠를 만들었는지,
- 어떤 형식의 콘텐츠를 시도했는지,
- 제작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에 주목한다.
반면 퍼포먼스 마케터는
- 어떤 콘텐츠가 가장 높은 반응을 만들었는지,
- 어떤 가설을 세웠는지,
- 왜 성과 차이가 발생했는지를 궁금해한다.
경험은 같다. 하지만 강조하는 언어가 다르다. 그래서 자기소개서는 결국 경험을 쓰는 문서가 아니라 경험을 해석하는 문서에 가깝다.
취준생분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의외로 경험이 부족한 경우보다, 경험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몰라서 막히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리고 그 지점이 생각보다 합격과 불합격을 크게 가른다.
어쩌면 자기소개서의 핵심은 경험을 더 만드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이미 가진 경험을 어떤 언어로 설명할 것인가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글은 브런치에 먼저 쓴 글이에요. 브런치에서 원문 보기 →